연구동향

제목 ‘전임상시험’ 지원 국내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돌입 ‘눈앞’
작성일 2021-07-20 조회수 1148
작성자 관리자
전임상시험’ 지원 국내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돌입 ‘눈앞’

[신·변종 감염병 연구개발 현주소와 미래①]
연구개발지원협의체, 기업 R&D애로사항 해결
마우스 동물실험부터 독성평가까지 맞춤형 지원
치료제·백신 필수 영장류 모델개발은 ‘신의 한수’

 
 
코로나19 대유행은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눈앞의 코로나19 대응에서부터 미래에 또다시 닥칠 수 있는 감염병에 대한 대비까지 과학기술 연구개발이 감당해야 할 과제가 작지 않다. 신·변종 감염병 연구개발의 현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방향을 세 차례에 걸쳐 전망해본다.
 
지난달 말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위원회’는 제10차 회의에서 “국내 5개 백신 개발기업이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 3상 계획(IND)을 제출했으며, 셀리드는 9월에 임상 3상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넥신의 경우 인도네시아에 먼저 3상 계획을 냈다. 진원생명과학도 임상 3상에 들어가기 위한 전단계를 진행중이다.
 
11일 현재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간 후보물질은 119개로, 이 가운데 3상에 진입한 물질은 32개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블루프린트에 ‘전임상 단계의 영장류 실험’을 필수항목으로 적시한 상태여서, 임상단계 후보물질 대부분은 영장류 모델을 확보한 선진국들에서 개발된 것들이다. 우리나라 기업 5곳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화려한 날갯짓’을 하고 있는 데는 기업들 스스로의 노력뿐만 아니라 수면 아래에서 열심히 움직인 정부와 연구기관의 열정과 희생 덕분이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정부는 범정부 지원위원회 등을 가동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기업들의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는 연구개발(R&D) 지원이 반드시 필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4월 ‘코로나19 대응 연구개발지원협의체’를 출범시켰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과 한국화학연구원, 파스퇴르연구소, 안전성평가연구소,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KMPC) 등 연구소와 카이스트 등 4대 과기원이 기업들에 없는 생물안전 3등급(BSL-3) 연구시설과 코로나19 동물모델 등을 신속하게 지원해왔다. 고경철 연구개발지원협의체 사무국장(생명연 책임연구원)은 “약효분석에서부터 코로나19 감염 동물모델 실험, 비임상시험관리기준(GLP) 독성시험 등 임상시험 이전 단계의 연구개발 과정을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원스톱’ 지원을 서비스했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5개 회사가 임상시험에 진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지원을 적극행정 중점과제로 추진한 정부의 노력과 관련 연구자들의 ‘뼈를 갈아넣는’ 희생이 있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전임상시험의 중심에는 생명연 산하 국가영장류센터가 있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한 셀트리온의 경우 처음에는 미국에 영장류 실험을 의뢰하려 했지만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기업 우선 원칙을 내세워 거부당했다. 이때 영장류센터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홍정주 생명연 국가영장류센터 책임연구원은 “2017년 영장류센터를 신변종 감염병 연구 시설로 확대하려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감염 연구가 필요할 때 신속한 실험을 통해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기반(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었던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당시 과기정통부 1차관과 생명연 원장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영장류 실험이 가능하겠는지 물어왔다. 홍 연구원은 “가능은 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상황은 열악했다. 미국에는 국립보건원(NIH) 산하의 영장류센터 말고도 7개가 더 있다. 그중 한 곳인 에머리대 백신센터와 비교해도 전체 면적은 48.3배, ‘동물이용 생물안전 3등급 시설’(ABSL-3)은 7.5배 차이가 난다. 에머리대는 정규직만 314명인데, 홍 연구원팀은 정규직 2명에 포스닥 1명, 학생 3명이 전부였다.
 
하지만 연구팀은 지난해 4월 중국, 네덜란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코로나19 영장류 감염모델(공격접종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논문 검증으로 따지면 네덜란드(사이언스), 미국(네이처), 한국(미국감염학회지)으로 사실상 세 번째다.
 
영장류 모델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기업들의 신청이 쇄도해 영장류 실험 수요만 133건으로 조사됐다. 선정위원회를 통해 패스트트랙이 가능한 기업 10여곳을 추려 지원했다. 신광수 셀리드 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작은 회사가 생물안전 3등급 시설을 구축하기도, 유지하기도 어렵다. 국가영장류센터에서 원숭이모델 실험을 하고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에서 형질전환 마우스 실험을 할 수 있어 임상시험에 돌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유석 제넥신 전무이사도 “외국에 수억원을 준다고 해도 자국백신 우선주의 때문에 불가능했는데 영장류 공격접종모델 실험을 정부가 예산을 투여해가며 무료로 진행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제넥신이 최근 인도네시아에 백신 임상 3상 계획을 제출할 수 있었던 것도 세계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파스퇴르연구소의 도움을 받아서였다.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0030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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